[Introduction]
변곡점: 퓌(fwee)라는 존재감이 선명해진 2024
모든 가파른 성장의 궤적에는 동력을 만들어낸 결정적인 전환점이 존재한다. 퓌(fwee)에게 그 분기점은 단연 2024년의 리브랜딩이다. 리브랜딩 이전에 이미 내재하고 있던 특유의 신선함과 감각적인 무드를 비로소 발견하고 이를 정교하게 실체화하기 시작한 2024년은 브랜드의 존재감이 대중에게 새롭게 정의되고 폭발적으로 확장된 실질적인 원년이라 할 수 있다.
이 시기의 리브랜딩은 단순히 외형을 바꾸는 작업이 아니었다. 그것은 "요즘 화장품 시장은 재미없다"는 지점에서 시작된 근본적인 갈증에 대한 퓌만의 해답이었다. 퓌는 이름 그 자체에 담긴 기쁨의 감탄사 'fwee'라는 원형을 끄집어내어, 이를 고객의 모든 순간을 특별하게 만드는 ‘Feel Your Moment’라는 메시지로 확장했다. 짧은 감탄사가 지닌 에너지를 브랜드의 거대한 지향점으로 치환한 것이다.
'Feel Your Moment'라는 슬로건 아래 재편된 퓌의 세계관은 닿기 어려운 완벽한 이상 세계의 이미지에 머물지 않는다. 대신 내 옆에 있을 것 같으면서도 세련된 일상을 즐기는 '친근하지만 한 끗 다른 세련됨'을 페르소나로 설정했다. 너무 고급스럽거나 도시적인 컨셉으로 거리감을 두기보다 신선한 자극을 주면서도 닮고 싶은 감각. 퓌가 제품과 공간을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핵심 가치는 바로 이 내재된 DNA를 정교하게 다듬어 완성한 '한 끗의 다름'에 있다. 2024년의 리브랜딩은 이 정체성을 정의하고 입체적인 세계관으로 구현해 나간 실질적인 변곡점이었다.
[Creative Strategy & Design]
장면의 축적: 기억의 레이어링에서 오브제로
리브랜딩 당시 퓌가 제품 디자인이라는 물리적 공정에 앞서 수립한 크리에이티브 전략의 핵심은 ‘순간의 시각화’였다. ‘기분 좋은 순간의 기억들’이 하나 둘 머릿속에 툭툭 덧붙여지듯, 무심한 레이어링과 스며드는 컬러감을 통해 특정 장면을 회상하게 만드는 비주얼 툴을 설계한 것이다. 브랜드의 상징인 ‘퓌 블루’에 새로움을 부여할 수 있는 컬러 포인트와 타이포그래피의 중첩을 더해 독자적인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러한 ‘축적’의 미학은 제품의 형태를 넘어 공간의 언어로 확장된다. 퓌는 단순히 시중의 공간을 복제하는 대신 제품 하나하나가 독립적인 '오브제'이듯 공간 그 자체가 거대한 오브제가 되는 방식을 택했다. 제품의 실루엣-오목하고 볼록한 형태들이 맞물리며 쌓이는-은 그대로 공간의 언어가 되었다. 벽면의 곡선, 가구의 양감, 심지어 윈도우의 형태까지. 정형적인 아치를 깨뜨려 한쪽이 더 둥글게 설계하는 등, 손으로 직접 빚은 듯한 텍스처를 구현하기 위해 집요한 노력을 기울였다.
외주에 의존하지 않고 내부에서 수백 번의 스케치를 거치며 제품의 곡률부터 공간의 양감까지 직접 깎아 나간 이 집요함은 퓌를 단순한 화장품 브랜드 너머의 비주얼 리더로 자리 잡게 한 실질적인 동력이었다.
“제품 디자인에 앞서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먼저 세우는 것은 그 철학이 공간까지 일관되게 흐르게 하기 위함입니다. 기억이 툭툭 덧붙여지는 것처럼 장면을 연상시키는 비주얼 툴을 설계했고, 이는 제품의 오브제적인 쉐입뿐 아니라 공간의 입체적인 양감으로 연결되었습니다. 단순히 예쁜 용기나 매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모았을 때 시너지가 나고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오브제'의 감각을 공간 전체로 확장하려 했습니다.” — Creative Director Anna


[Market Logic]
직관이라는 전략: 관행을 역행하며 재편한 시장의 새로운 질서
당시 메이크업 시장의 논리는 지극히 효율 중심의 단편적인 관행을 따르고 있었다. 트렌드를 복제한 3~5개의 컬러를 빠른 템포로 출시·단종시키며 SKU를 쏟아내는 이른 바 ‘속도전’이 지배적인 시기였다. 퓌(fwee)는 이러한 시장의 논리에 "재미없다"는 본질적인 의문을 던졌다. 수치상의 SKU를 늘리는 물량 공세 대신, 고객이 컬러를 향유하던 과거의 '클래식한 재미’를 복원하는 데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퓌의 전략은 동시대의 트렌드를 추종하기보다 오히려 과거의 유산에서 영감을 얻었다. 수십 개의 립스틱이 진열된 로드샵이나 백화점에서 나만의 색을 고르던 즐거움, 즉 '선택의 희열'을 2024년의 감각으로 재해석하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퓌는 당시 업계의 필승 공식이었던 '퍼스널 컬러' 분류 체계를 과감히 거부했다. 계절별 구분에 제품을 가두는 방식은 신선한 자극을 주기에는 너무 뻔한 선택지였기 때문이다.
이 역행의 직관이 실체화된 것이 바로 '푸딩팟 30색 SKU'와 '글로스 농도의 세분화'다. 퓌는 단순히 많은 컬러를 내놓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시장에 존재하는 컬러 키워드를 전수 수집해 분석했다. 로즈, 레드, 핑크 등 수백 개 데이터에서 공통 단어를 추출해 6x5 방식의 독자적인 맵핑 시스템을 구축했고 이를 ‘Blushed moment’, ‘Just me moment’, ‘Faded moment’와 같은 퓌만의 정서적 카테고리로 재편했다. 30가지 컬러를 펼쳐놓고 자신의 취향을 탐색하게 만든 푸딩팟의 기획은 효율을 위해 선택지를 좁히던 당시 시장에 던진 신선한 충격이었다.
나아가 글로스 제품에서 선보인 30%와 70%라는 농도의 분화는 퓌의 집요함을 증명하는 또 다른 지점이다. 퓌는 "컬러가 조금만 더 투명했으면", "조금만 더 선명했으면" 하는 고객들의 사소한 리뷰와 피드백을 놓치지 않고 사내 데이터베이스로 수집했다. 이 파편화된 데이터들에 대한 치열한 고민 끝에 컬러를 넘어선 '농도의 디테일'을 전략적으로 실현했다. 고객이 자신의 입술 상태나 원하는 무드에 맞춰 컬러 뿐만 아니라 투명도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경험의 폭을 한층 더 넓힌 것이다. 이는 유행을 뒤따르던 당시의 관성을 깨고 고객의 아주 작은 목소리를 브랜드의 핵심 가치로 안착시킨 결정적 순간이었다.
“그때 우리가 본 시장은 너무 똑같았습니다. 유행하는 컬러 몇 개를 빠르게 내고 반응이 없으면 바로 단종시키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었죠. 지루했어요. 우리는 퍼스널 컬러라는 뻔한 흐름에 타는 대신 과거 로드샵에서 느꼈던 '나만의 색을 고르는 재미'를 현대적으로 부활시키고 싶었습니다. 30가지 컬러의 푸딩팟과 농도를 나눈 글로스는 그 집요한 고민의 결과인 것 같아요. 퓌만의 '모먼트'를 제품과 컬러에 입히는 작업, 그 끈질긴 맵핑의 결과가 지금의 퓌를 만들었습니다.” ㅡ BM(상품기획자) Lucy

[Spirit]
장면의 실체화: ‘줄 세우기’라는 목표가 만든 집요한 몰입
브랜드가 진짜임을 증명하는 방식은 두 가지다. 말하거나, 보여주거나. 퓌(fwee)는 후자를 선택했다. 온라인이 만들어낸 이미지는 강력하지만 휘발된다. 반면 몸으로 직접 경험한 순간은 기억에 새겨진다. 컬러에 진심인 브랜드라면 그 색의 미세한 온도와 질감을 고객이 실제 공기 속에서 직접 체험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 - 퓌가 효율 대신 오프라인이라는 과감한 배팅을 선택한 이유는 이 단순하고도 확고한 믿음 때문이었다.
로드샵의 시대가 저물고 모두가 오프라인의 위기를 말하던 시절, 퓌는 역주행을 선택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성수동 골목 한편에, 그 어떤 레퍼런스도 없이 거대한 ‘아지트’를 세운 것이다. 당시 업계의 시선은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퓌 아지트는 단순한 플래그십 스토어가 아니었다. ‘Feel Your Moment’라는 슬로건이 텍스트가 아닌 오감의 경험으로 번역되는 공간-브랜드의 세계관이 처음으로 입체적인 실체를 얻은 장소였다.
'퓌 아지트’의 탄생 그리고 성공, 그 이면에는 비나우만의 독특한 목표 설정 방식이 있었다. 아직 숫자로 규정되지 않은 시장이기에, 목표를 설정하는 방식도 달라야 했다. 직관은 - 특히나 그 어떤 레퍼런스도 없는 새로운 시장에서 - 때로 숫자보다 빠르게 본질에 도달한다. 리더십이 구성원들에게 던진 것은 매출 수치가 아니었다. ‘아침부터 사람들이 아지트 앞에 줄을 서 있는 풍경’-그것이 전부였다. 숫자가 아닌 구체화된 이미지를 목표로 제시한 순간, 모두의 고민은 하나로 모였다. ‘어떻게 팔 것인가’가 아니라 ‘사람들은 왜 자발적으로 줄을 서는가’라는 본질적인 물음이 시작된 것이다.구성원들은 이제 막연한 숫자가 아닌 명확한 이미지를 바라보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패션, F&B, 팝업 문화 등 업계를 막론하고, 사람들이 ‘줄을 서는 공간’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그 이면의 심리를 파고든 끝에 나온 아이디어 중 하나가 ‘팬던트 소분 키링’이었다. 이 작은 오브제는 단순한 굿즈가 아니었다. 퓌라는 감각적인 브랜드를 손안에 쥐는 행위, 그것을 하나의 트렌드로서 설계한 장치였다.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것’의 희소성은 반드시 욕망을 자극하고 욕망은 결국 줄을 서게 만든다. 고객들은 이 희소한 가치를 직접 경험하기 위해 아지트 앞에 긴 줄을 서고 차례를 기다리는 수고를 기꺼이 감수했다. 수많은 인파가 성수동 거리 한 켠을 가득 메운 풍경은 퓌가 단순한 뷰티 브랜드를 넘어 하나의 ‘문화’를 선도하는 비주얼 리더로 거듭났음을 방증하는 가장 상징적인 장면이다. BM팀과 마케팅팀이 막내 직원들이 미니 TF를 꾸려 직접 기획해 낸 아이디어의 이러한 성공은 조직의 서열이 아닌 몰입의 밀도가 결과를 만든다는 비나우 스피릿의 가장 생생한 증거이기도 하다.
“비나우 문화의 최대 장점은 목표를 '스토리텔링적'으로 잡아준다는 지점입니다. 매출 수치보다 '줄을 서게 하자'는 영상화된 목표가 실무자에게는 훨씬 강력한 동기가 되죠. 상상하며 일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BM팀 막내와 마케팅팀 막내의 아이디어가 미니 TF를 통해 실현되는 게 일상이에요. 관행을 따르지 않는 과감한 전략,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집요한 실행력. 이 두 축이 만나는 지점에서 퓌만의 독보적인 오프라인 경험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해요.” — 마케터 Maeve


[Global Strategy]
희소성의 전략: 피로도를 넘어 로컬의 감각으로 스며드는 법
성수에서 증명된 퓌의 아지트 전략은 이제 국경을 넘어 글로벌로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퓌의 글로벌 전략에는 전제가 하나 있다. 어디에나 있는 브랜드는 어디에서도 기억되지 않는다는 것. 퓌가 선택한 글로벌 확장의 원칙은 속도가 아닌 밀도다. 많은 도시에 얇게 퍼지는 대신, 소수의 거점에서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기는 방식–희소성이 브랜드의 생명력을 지키는 전략적 방패가 되는 이유다.
이 원칙이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은 나라마다 다른 언어로 번역된다. 퓌의 글로벌 전략은 ‘Feel Your Moment’라는 하나의 슬로건을 각 도시의 정서와 리듬으로 다시 쓰는 작업이다. 같은 철학이되, 전달되는 방식은 철저하게 현지화된다.
일본에서 퓌가 주목한 것은 ‘거리의 문화’였다. 타인의 공간을 침범하지 않는 섬세한 개인주의, 자신만의 루틴을 소중히 여기는 일상의 감각. 이를 반영해 퓌의 일본 아지트는 1인 영역을 명확히 구분한 좌석 배치와 독립적인 데코존을 설계했다. 체험은 공유되지 않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된다. 브랜드가 먼저 고객의 공간을 존중하는 순간, 고객은 브랜드를 자신의 일상 안으로 들인다.
미국에서의 접근은 정반대의 방향에서 출발했다. 퓌가 포착한 미국 지상의 감각은 ‘자기표현의 자유’였다. 스태프들이 브랜드의 가이드라인 안에서 스스로를 자유롭게 스타일링하고 그 자체로 퓌의 페르소나를 체현하도록 열어둔 것이다. 정해진 유니폼 대신 개인의 감각이 브랜드의 얼굴이 되는 방식–이는 퓌의 핵심 페르소나인 ‘친근하지만 한 끗 다른 세련됨’을 현지의 언어로 가장 자연스럽게 구현한 선택이었다.
두 시장의 전략은 형식은 다르지만 본질은 같다. 퓌는 현지 문화를 수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서 브랜드가 가장 자연스럽게 살아 숨 쉴 수 있는 형태를 찾아낸다. 무분별한 확장을 지양하고 거점별 성장성을 지키는 것은 과도한 노출이 브랜드 피로도를 높인다는 명확한 인식에서 비롯된 전략적 선택이다. 매장은 매출의 창구가 아니라 퓌라는 세계관을 가장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한다는 원칙이 글로벌 전략 전반을 관통한다.
빠르게 퍼지는 것보다 깊게 스며드는 것. 퓌의 글로벌 확장이 지향하는 것은 점유율이 아니라 기억이다. 세계 어느 도시에서든 퓌의 아지트를 마주한 사람이 ‘여기서만 느낄 수 있는 무언가’를 경험하게 되는 것—그것이 퓌가 K-뷰티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 세계에 각인되는 방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퓌fwee의 미션은 K-뷰티 메이크업 브랜드 Pioneer가 되는 것입니다. 저희의 핵심 무기는 레퍼런스 없는 신선한 시도와 과감한 기획력이에요. 그 과정에서 가장 경계하는 건 누구나 할 법한 흔한 브랜드가 되는 것이고요. 퓌만의 독보적인 세계관을 중심으로 단순히 매장 숫자를 늘리기보다는, 각 국가의 문화적 맥락을 살려 고객 여정을 설계해가고 있습니다. 이미 한국, 일본을 넘어 미주, 동남아, 유럽 등 전세계 권역에서 좋은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는데, 저희만의 집요한 고민과 빠른 추진력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생각해요. 정답이 없는 글로벌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퓌만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것, 그게 저희가 Pioneer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ㅡ fwee Director Myung-hyun
